트럼프 2기 행정부가 촉발한 미국 증시의 롤러코스터
2025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주식시장은 역사적 급락과 극적 회복을 경험했다. S&P 500 지수는 4월 관세 발표 직후 7주 만에 18.9% 폭락했지만, 이후 6월까지 완전히 회복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월 현재 S&P 500은 연초 대비 15.75% 상승했으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은행들은 경기침체 확률을 40-60%로 전망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은 미국 경제에 전례 없는 충격을 가했다. 4월 2일 “해방의 날(Liberation Day)” 발표로 모든 수입품에 10% 기본 관세가 부과되고, 중국에는 최고 245%의 관세율이 적용되면서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이는 1930년대 이후 가장 높은 관세 수준이며, 미국 가계당 연간 1,300-1,600달러의 추가 부담을 의미한다. 그러나 90일 일시 중단 조치와 주요 무역 파트너들과의 협상이 진행되면서 시장은 점진적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이 과정에서 방위산업은 44-51% 급등하며 최대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고, 재생에너지는 정책 역전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책의 양면성을 지적한다. 규제 완화와 법인세 감면은 기업 친화적이지만, 관세는 GDP 성장률을 0.8%포인트 낮추고 인플레이션을 재가속시킬 위험이 있다. Goldman Sachs는 2025년 GDP 성장률 전망을 2.4%에서 1.7%로 하향 조정했으며,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3.0%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은 여전히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10월 10일 트럼프의 중국 관세 위협 발언 하나로 시장 가치 2조 달러가 증발했다.
트럼프의 주요 경제 정책: 관세에서 세금까지
2025년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경제 정책 전환에 착수했다. 첫날 서명한 “미국 에너지 해방” 행정명령으로 화석연료 생산 제한을 철폐하고 연방 토지에서의 시추를 허용했다. 또한 모든 규제 제정 과정을 즉시 중단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2월 들어 관세 정책이 본격화됐다. 2월 1일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발동해 중국에 10%,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명분은 “불법 이민자와 펜타닐의 유입”을 국가 비상사태로 선포한 것이었다. 중국에 대한 관세는 2월 말 20%로 상향 조정됐고, 3월에는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투자가 약 4.4% 감소했다.
4월 2일은 시장 역사에 기록될 날이다. 트럼프는 이날을 “해방의 날”로 선포하고 무역 적자를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며 전방위 관세를 발표했다. 모든 국가에 10% 기본 관세가 부과되고, 무역 적자가 큰 국가들에는 더 높은 “상호 관세”가 적용됐다. 중국 34%, EU 20%, 일본 24%, 한국 25%, 베트남 46% 등이다. 외국산 자동차에는 25% 관세가 부과됐다. 이는 1909년 이후 가장 높은 평균 관세율로, 미국 관세 수입이 월 300억 달러를 넘어서며 2024년의 100억 달러 미만에서 급증했다.
시장의 극심한 반응에 직면한 트럼프는 4월 8일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90일간 높은 상호 관세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5월과 6월에 여러 차례 연장되며 협상이 진행됐다. 5월 12일에는 미중 간 임시 합의가 이뤄져 미국의 대중 관세가 30%로, 중국의 대미 관세가 10%로 낮춰졌다. 이 합의는 11월 10일까지 연장됐다.
여름 동안 주요 무역 파트너들과의 협상이 타결됐다. 7월 22일 일본과 “대규모” 무역협정을 체결해 일본의 기본 관세율을 15%로 낮추고,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투자를 약속했다. 7월 31일에는 EU와도 합의해 EU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EU는 2028년까지 7,500억 달러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고 6,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세제 측면에서는 7월 4일 “하나의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이 서명됐다. 이는 2017년 세법 개정(TCJA)의 개인세율을 영구화하고, 65세 이상에 대한 추가 공제 6,000달러, 아동 세액공제를 2,500달러로 인상, 주·지방세(SALT) 공제 한도를 1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상향, 팁 소득과 초과근무 수당 비과세 등을 포함했다. 법인세율은 21%로 유지하고, 설비투자에 대한 100% 즉시 상각과 국내 R&D 비용의 전액 공제를 영구화했다. 이 법안은 10년간 3.8조 달러의 재정적자를 추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규제 완화도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환경보호청(EPA)은 9월 5일 온실가스 보고 의무,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발전소 폐수 기준 등 31개 주요 규제의 재검토를 발표했다. 에너지 규제에는 자동 일몰 조항이 도입돼 기존 규제는 2026년 9월까지 만료되고, 신규 규제는 5년 후 자동 폐기되도록 했다. 금융 부문에서는 바젤 III 최종안이 2026년으로 연기되거나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활동이 사실상 동결됐다.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나: 역사적 폭락과 극적 반등
1월 21일 첫 거래일, 시장은 낙관적으로 출발했다. S&P 500은 6,049.24로 0.88% 상승했고, 다우존스는 537포인트 올라 44,025.81을 기록했다. 친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와 즉각적인 관세가 없었던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월 19일 S&P 500은 6,144.15로 2025년 첫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3월 21일 트럼프가 4월 2일 “해방의 날”을 예고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S&P 500은 3월 13일까지 2월 최고치 대비 10.1%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4월 2일 저녁 발표된 전방위 관세는 시장을 공황 상태로 몰아넣었다. 4월 3일 첫 거래일, S&P 500은 4.84%, 다우는 1,679포인트(-3.98%), 나스닥은 1,600포인트 급락하며 코로나19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4일에는 중국의 34% 보복 관세 발표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S&P 500은 5.97%, 다우는 2,231포인트(-5.5%), 나스닥은 5.8% 폭락했다. 이틀간 시장에서 6.6조 달러의 부가 증발했으며,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나스닥은 베어마켓(고점 대비 20% 하락)에 진입했다.
공포 지수(VIX)는 4월 3일 30.02에서 4일 45.31로 치솟았으며, 위기 정점에는 60을 넘어섰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폭락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4월 8일 S&P 500은 4,982.77로 2025년 최저점을 기록하며 연초 대비 15.28% 하락했다.
4월 9일 전세가 역전됐다. 트럼프가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90일간 높은 관세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역사적 반등을 보였다. S&P 500은 9.52% 급등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우는 7.87%(2020년 3월 이후 최대), 나스닥은 12.16% 폭등하며 2001년 1월 이후 최대, 역대 두 번째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수조 달러의 가치가 복원됐다.
회복세는 5월까지 지속됐다. 5월 2일 S&P 500은 9일 연속 상승을 기록했고, 5월 12일 미중 임시 합의 이후 5월 13일에는 연초 대비 플러스로 전환했다. 6월 27일 S&P 500은 6,173.07로 2월 최고치를 넘어서며 완전 회복을 선언했다. 나스닥도 이날 20,273.46으로 2025년 유일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월 저점에서 6월까지 34.23% 급등하며 14.8조 달러의 시장 가치가 추가됐다.
여름 내내 상승세가 이어져 9월 22일 S&P 500은 6,693.75로 마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도 9월 30일 46,397.89로 2025년 최고치를 달성했다. 9월까지 S&P 500은 28차례 마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10월 들어 변동성이 재연됐다. 10월 10일 트럼프가 소셜미디어에 중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언급하자, S&P 500은 2.71%(1.56조 달러), 나스닥은 3.56%, 다우는 879포인트(-1.90%) 급락했다. VIX는 21.66으로 31.83% 급등하며 두 달여 만에 21을 넘어섰다.
월별로 보면, 1월(+2.70%), 5월(+6.15%), 6월(+4.96%), 7월(+2.17%), 8월(+1.91%), 9월(+3.53%)이 상승했고, 2월(-1.42%), 3월(-5.75%), 4월(-0.76%)이 하락했다. 10월 6일 기준 연초 대비 수익률은 15.75%로 견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2025년은 과거 8년 중 6년보다 변동성이 높은 해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본다: 신중함과 우려가 지배하는 월스트리트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은행들의 전망은 초기 낙관론에서 신중론으로 급선회했다. Goldman Sach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Jan Hatzius는 2025년 GDP 성장률 전망을 2.4%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무역 정책 가정이 상당히 악화됐다”는 것이 이유다.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2025년에 10%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초기 전망의 두 배이자 트럼프 1기 때의 다섯 배에 달한다. 관세가 GDP 성장률을 0.8%포인트 끌어내릴 것이며,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는 0.1-0.2%포인트만 상쇄할 것으로 분석했다. 핵심 PCE 인플레이션은 3.0%로 0.5%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Goldman Sachs는 S&P 500의 12개월 목표를 6,300(약 9% 상승)으로, 2025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을 11%로 제시했다.
경기침체 확률 전망이 더욱 우려스럽다. Goldman Sachs는 초기 20%에서 4월 45%로 상향 조정했다가(관세 일시 중단 이후 하향), J.P. Morgan은 4월 60%까지 올렸다가 40%로 낮췄다. J.P. Morgan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Michael Feroli는 2025년 실질 GDP 성장률을 1.6%로 전망하며 “구매력 타격으로 2분기와 3분기 실질 개인가처분소득이 마이너스로 전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Bruce Kasman은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 증가는 경제 활동에 상당한 독립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심리적 파급효과를 강조했다. J.P. Morgan은 평균 실효 관세율이 10%에서 23%로 상승하면서 PCE 물가를 1-1.5%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4,000억 달러 규모의 세금 인상으로 GDP의 1.3%에 해당하며, 1968년 세입법 이후 최대 규모다.
Morgan Stanley는 2025년 GDP 성장률을 1.9%에서 1.5%로, 2026년은 1.2%로 전망했다. 수석 이코노미스트 Michael Gapen은 “관세가 지금까지 자본에 대한 세금이었다”며, 2분기 기업들이 노동비용 절감과 수익성 감소를 통해 관세 비용을 흡수했다고 분석했다. S&P 500 목표는 6,500(약 7% 상승)을 제시하며 “대형 우량 경기순환주와 성장주를 결합한 바벨 전략”을 권고했다.
Penn Wharton Budget Model은 더욱 충격적인 분석을 내놨다. 트럼프의 4월 관세가 GDP를 6-8% 감소시키고, 임금을 5-7% 낮추며, 중산층 가구에 평생 22,000-58,000달러의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법인세율을 21%에서 36%로 올리는 것과 동일한 세수를 거두면서 그 두 배의 경제적 타격을 준다는 의미다. Tax Foundation은 관세가 가구당 평균 연간 1,300달러의 세금 인상 효과를 낳고, 해외 보복 조치 이전에 GDP를 0.8% 감소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The Economist 편집장 Zanny Minton Beddoes는 “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역사상 가장 큰 무역 정책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레이건부터 바이든까지 역대 대통령들도 개별 상품이나 부문에 관세를 올렸지만, 이런 규모, 속도, 불확실성은 전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UCLA Anderson Forecast는 역사상 처음으로 “경기침체 관찰(Recession Watch)”를 발령하며 “트럼프 정책이 완전히 실행되면 경기침체를 약속한다”고 경고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Jason Furman 전 오바마 CEA 의장은 “지금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이 있다”고 지적했다. “상반기 경제는 연율 1.2% 성장했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인플레이션은 연율 3%였다”며 저성장-고물가 조합을 우려했다. Moody’s Analytics의 Mark Zandi는 “경제가 경기침체에 가장 취약한 시기는 올해 말과 내년 초”라며 “높은 관세와 제한적 이민 정책의 인플레이션 여파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긍정적 측면도 있다. Goldman Sachs CEO David Solomon은 트럼프가 “CEO 신뢰도의 의미 있는 전환”을 가져왔고 “개선된 규제 환경에 힘입어 거래 의욕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규제 완화는 M&A 활동을 크게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Coalition Greenwich는 2025년 글로벌 투자은행 수입이 5.7% 증가한 3,160억 달러에 달하고, M&A 수수료가 276억 달러로 20년 중 두 번째로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 거래 수익은 2,200억 달러로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Fundstrat의 Tom Lee는 역발상 관점을 제시했다. “연간 20% 수익률이 나오는 이유는 일 년 내내 좋아서가 아니라 최고의 10일 때문”이라며 “올해 최고의 날 중 하나가 곧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4월 9일 반등이 이를 증명했다. Ed Yardeni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트럼프의 주목을 끌었다”며 4월 위기 때 채권시장 압력이 정책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합의는 명확하다. 2025년은 2023-24년보다 낮은 수익률, 높은 변동성, 구간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 다각화가 중요하며, 우량주와 실물 자산에 선별적 투자가 권고된다. 핵심 변수는 최종 관세 구조, 연준 독립성과 금리 경로, 이민 단속 실행, 세제 변화 시기와 범위, 글로벌 보복과 무역전쟁 확대, 채권시장 안정성, 노동시장 악화 속도, 기업 이익률 지속가능성 등이다.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다: 방위는 급등, 재생에너지는 추락
방위산업과 항공우주는 2025년 최대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다. iShares U.S. Aerospace & Defense ETF(ITA)는 상반기에만 25% 상승하며 출시 이후 최고의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단독으로 23.2% 급등해 분기 기록도 경신했다. S&P Aerospace & Defense 지수는 연초 대비 44%, MSCI World Aerospace & Defense 지수는 51% 급등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Kratos Defense(저가 드론, 70% 이상 상승), GE Aerospace(두 자릿수 유기적 성장), Howmet Aerospace, HEICO 등이 강세를 보였다. Huntington Ingalls는 480억 달러의 수주잔고(연 매출의 4배)를 보유하고 있다.
배경은 트럼프의 국방비 증액이다. 2026 회계연도 예산안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1조 100억 달러를 제안했다. 7월 서명된 법안에는 1,562억 달러의 국방 예산이 포함됐으며, 여기에는 산업 공급망에 50억 달러 이상, 소형 무인항공기에 14억 달러, Golden Dome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 조선 확대 등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중국-대만 긴장,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요인도 작용했다.
금융 부문은 규제 완화의 최대 수혜 업종이다. Goldman Sachs는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향후 4년간 6,500-7,500억 달러의 초과 자본을 축적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바이든 시기의 3,900억 달러보다 훨씬 많다. 바젤 III 최종안이 2026년으로 연기되거나 폐기될 가능성이 높고, 실행되더라도 자기자본 요구가 몇 %포인트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재무부 장관 Scott Bessent는 “모든 은행 규제”를 검토 중이며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술 부문은 변동성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연초 대비 5.7-16% 상승했고, VanEck Semiconductor ETF는 30% 이상 급등했다. 4월 “해방의 날” 폭락 때 가장 큰 타격을 입었지만(20% 이상 하락), AI 수요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했다. Nvidia는 미국 AI 인프라에 5,0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고, AMD는 연초 대비 121.7% 급등했다(10월 10일 8% 하락 전). 그러나 중국 관세가 반도체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으며, 8월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 부과가 발표됐다.
에너지 부문은 기대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트럼프의 친화석연료 정책에도 불구하고 Energy Select Sector SPDR(XLE)는 시장 대비 크게 부진했다. XLE는 8월까지 70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됐고, SPDR S&P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 ETF(XOP)는 2025년 약 3% 하락했다. 이는 유가가 2022년 배럴당 100달러에서 2025년 6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OPEC+ 증산과 수요 불확실성).
재생에너지는 정책 역전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국제 기후 협약에서 탈퇴하고, 연방 토지·수역의 풍력 프로젝트 승인과 갱신을 중단했다. 녹색 에너지 자금 지원을 철회하고 기후 연구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7월 법안은 재생에너지 세액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전기차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 자금을 취소했다. 주요 은행들의 재생에너지 금융은 1월-8월 730억 달러로 25% 감소했다.
제조업과 산업재는 혼조세를 보였다. 트럼프의 “Made in America” 어젠다와 관세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고용은 8월까지 33,000개 일자리가 감소했다(백악관 주장과 상반).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는 “관세를 통해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일자리를 전환하는 데 드는 연간 비용이 일자리당 20만 달러를 초과한다”고 분석했다.
소비재·유통은 업체별로 엇갈린 실적을 보였다. 소매 주식은 최근 6개월간 S&P 500(22.8%)보다 부진한 19.3% 상승에 그쳤다. 오프프라이스 소매업체(TJX Companies, Ross Stores, Burlington)는 “가치에 집중”하며 강세를 보였고, Goldman Sachs는 이들을 “시장점유율 승자”로 지목했다. Amazon은 2025년 역대 최대 프라임데이를 기록했지만 10월 10일 1,210억 달러의 가치를 잃었다.
헬스케어와 제약은 상대적으로 방어적이고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5월 “최혜국 대우(MFN)” 행정명령으로 미국 약가를 다른 선진국 최저가 수준으로 낮추는 정책이 시작됐다. 9월 Pfizer가 첫 MFN 합의를 체결해 Medicaid 프로그램에 MFN 가격을 제공하기로 했으며(Eucrisa 80% 할인, Xeljanz 40% 할인 등), 10월 AstraZeneca가 두 번째로 합의했다.
암호화폐·디지털 자산은 급등했다. 비트코인은 2024년 12월 10만 달러를 돌파한 후 2025년 중반 12만 달러 근처까지 상승했다. “Operation Chokepoint 2.0” 종식, 7월 중순 최초의 주요 연방 암호화폐 법안 서명, 친암호화폐 SEC 리더십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희토류·전략 광물은 지정학적 중요성으로 급등했다. MP Materials는 미국 정부가 15% 지분(4억 달러)을 취득한 후 160.9% 상승했으며, 트럼프의 10월 10일 중국 100% 관세 위협으로 추가 상승했다. Trilogy Metals는 국방부가 10% 지분(3,560만 달러)을 취득한 후 183.7% 급등했다.
앞으로 무엇을 주시해야 하나
2025년 미국 주식시장의 여정은 정책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1930년대 이후 가장 큰 무역 충격을 가했고, 시장은 역사적 변동성으로 반응했다. 그러나 4월 폭락 후 극적 반등은 미국 기업의 근본 체력과 시장의 회복탄력성도 함께 드러냈다.
단기적으로 주목할 핵심 변수들이 있다. 첫째, 11월 5일 예정된 대법원 구두변론 결과다. 연방항소법원이 IEEPA 관세가 대통령 권한을 초과한다고 판결했지만 대법원 판결까지 관세는 유지되고 있다. 대법원이 관세를 무효화하면 시장은 급등할 것이고, 인정하면 불확실성은 해소되지만 경제적 부담은 지속될 것이다. 둘째, 11월 10일 만료되는 미중 관세 일시 중단 합의의 연장 여부다. 재연장되지 않으면 중국에 대한 관세가 145%로 복귀하고 중국도 125%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전쟁이 재개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가장 큰 우려다. 성장률 1.5-1.7%, 인플레이션 3.0%의 조합은 1970년대를 연상시킨다. 연준은 9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후 2025년 1-2회, 2026년 2-3회 추가 인하를 시장이 예상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재가속하면 연준의 손이 묶일 수 있다. 연준 독립성도 변수다. 트럼프가 Lisa Cook 이사를 해임하려 시도했고, Stephen Miran을 백악관 직책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로 임명하면서 정치적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
기업 이익률 지속가능성도 의문이다. Morgan Stanley 분석에 따르면 기업들이 2분기에 노동비용 절감과 수익성 희생으로 관세 비용을 흡수했다.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결국 가격 전가(소비자 부담 증가) 또는 이익률 압박(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Goldman Sachs는 소비자가 6월까지 관세 비용의 22%를 부담했지만 10월까지 67%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종별로는 분명한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방위산업은 다년간 국방비 증액 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조짐이 없어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 금융은 규제 완화로 6,500억 달러 이상의 자본 여력이 생기면서 주주 환원과 M&A가 활발해질 것이다. 기술주는 AI 메가트렌드와 관세 불확실성 사이에서 변동성을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 AI 수요가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는 정책 역풍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힘이 점진적 회복을 지원할 수 있다.
소비재와 제조업은 관세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부문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가치 제안”을 가진 오프프라이스 소매업체와 혁신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반면, 전통적 업체들은 고전할 것이다. 제조업은 일자리 창출 목표가 현실화되지 않으면서 트럼프 어젠다의 가장 큰 실망 요인이 될 수 있다.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다각화와 변동성 대비다. 2025년은 최고의 10일이 연간 수익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가 될 것이다. 4월 9일 한 날 S&P 500이 9.52% 급등한 것이 그 예다. 따라서 시장 이탈은 위험하며, 장기 관점을 유지하면서 변동성을 기회로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방어주(헬스케어, 유틸리티)와 성장주(AI 관련 기술주), 우량 경기순환주(금융, 일부 산업재)를 적절히 조합한 “바벨 전략”이 권고된다.
월스트리트의 초기 낙관론은 현실에 부딪혀 신중론으로 바뀌었지만, 시장은 여전히 긍정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침체 확률 40-60%는 높지만, 뒤집어 보면 정상 성장 확률이 40-60%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업 실적은 여전히 견조하고, AI 혁명은 진행 중이며, 미국 경제의 근본 체력은 탄탄하다. 관세 정책이 결국 안정화되고 협상으로 타결되면, 시장은 다시 펀더멘털에 집중할 것이다.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은 위험이지만, 동시에 선별적 투자자에게는 기회이기도 하다.
주요 참고 자료
- CNN – The stock market’s worst first 100 days of any presidential term
- Fortune – Goldman Sachs downgrades entire U.S. economy
- J.P. Morgan – US Tariffs: What’s the Impact?
- Wikipedia – 2025 stock market crash
- Wikipedia – Tariffs in the second Trump administration
- Tax Foundation – Trump Tariffs: The Economic Impact
- Penn Wharton Budget Model – Economic Effects of Trump’s Tariffs
- The White House – Liberation Day Fact Sheet
- CNBC – Trump post costs stocks $2 trillion in single day
- Quartz – Aerospace and defense stocks out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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