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4일, 한국 주식시장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고, 코스피는 3941.59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AI 혁명이 가져온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은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과연 코스피는 4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까요? 최근 일주일간의 국내외 주요 이슈를 심층 분석해봅니다.
AI가 이끄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한국 시장의 폭발적 성장

삼성전자는 10월 14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86조원(사상 최대), 영업이익 12조 1000억원이라는 역대급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주가가 51만원을 돌파하며 ’50만 닉스’ 고지를 넘어섰고, 삼성전자도 9만 8800원으로 ’10만 전자’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반도체 수요 급증이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입니다. 10월 들어서만 외국인 보유 시총이 425조원 증가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보유액은 각각 305조원, 204조원으로 보유 비중이 52.22%, 54.99%에 달합니다. 이는 글로벌 자본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코스피는 10월 20일 38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24일 장중 3951.07까지 치솟으며 연일 최고치를 갱신했습니다. 이달 코스피는 9.47% 상승하며 파죽지세를 보였고,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 6530억원으로 2021년 6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보유 시총은 1125조원(보유비중 34.71%)으로 지난해 말 632조원에서 10개월 새 거의 두 배 증가했습니다.
반도체만이 아닙니다. 침체에 빠졌던 2차전지 관련주가 10월 들어 강력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실적 발표일 이후 약 21.4% 상승했는데, 특히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이 호실적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삼성증권은 미국 ESS 시장이 2024년 35GWh에서 2030년 76GWh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ESS 수요 급증이 2차전지 업체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시장, 금리인하 기대와 빅테크 실적이 만든 완벽한 조합
미국 시장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5년 10월 24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예상 3.1%), 전월 대비 0.3% 상승(예상 0.4%)을 기록했습니다.
CPI 발표 직후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S&P 500은 0.79% 상승한 6791.69, 나스닥은 1.15% 상승한 23204.87, 다우존스는 1.01% 상승한 47207.12로 마감했습니다. 금리 선물 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확률을 98.9%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실적 시즌도 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S&P 500 기업 78개 중 87%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3분기 총이익은 전년 대비 9.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인텔이 3분기 매출 136억 5000만 달러로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반도체 업황 전반의 개선을 입증했습니다. 인텔 실적 발표 후 AMD는 7.63%, 엔비디아는 2.25% 급등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54% 상승했습니다.

10월 마지막 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애플, 아마존 등 매그니피센트7 중 6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 증가율이 핵심 관심사로, MS와 구글의 2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9%, 32% 증가했습니다.
미중 무역협상, 시장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10월 30일 한국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트럼프는 11월 1일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중국은 양보해야 하고 우리도 양보할 것”이라며 협상 낙관론을 피력했습니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이 글로벌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113,000달러를 돌파하며 거의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코스피가 3800선을 돌파한 데에도 미중 무역 긴장 완화 영향이 컸습니다.
다만 중국이 희토류 7종과 희토류 자석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하며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 정제 분야에서는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수출 제한 시 자동차, 드론, 미사일, 첨단 전자기기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코스피 4000 돌파 가능할까? 기회와 리스크의 균형

증권가는 전반적으로 낙관적입니다. JP모건은 한국 증시에 대해 “모든 조건을 충족한 시장”이라며 12개월 내 코스피 밴드를 4000~5000으로 제시했습니다. 자본시장 전문가 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9.6%가 연말 코스피를 3800~4000으로 예상했고, 내년 말에는 77.6%가 4400~4600, 12.1%는 5000 이상을 전망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10월 29~30일 한미·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사천피(코스피 4000)’ 돌파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협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되고 빅테크 실적이 양호할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며 4000선 돌파 가능성이 큽니다.
중장기적으로는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저금리 환경의 유동성 유입, 밸류업 정책 등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S&P 500 상승분의 80% 이상이 ‘AI 7대 주식’에서 발생했다”며 AI를 새로운 경기 사이클의 핵심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신호들도 있습니다.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가 10월 17일 34.58까지 급등하며 2025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달 코스피의 일평균 일중 변동률은 1.81%로 2021년 2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대형주 쏠림 현상도 심화되어 이달 대형주는 10.91% 상승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75%, 0.01% 상승에 그쳤습니다.
미국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디스의 이코노미스트는 “주가 급등이 고소득층 소비를 자극하고 있지만, 시장 반전 시 소비 급감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Shiller PER가 20년 치 기준 최고 수준의 거품을 보이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도 존재합니다.
투자자가 기억해야 할 것들
AI 혁명이 가져온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분명 실재하며, 한국과 미국 시장 모두 이 흐름의 중심에 있습니다. 하지만 급등장 속에서는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는 신용융자거래 잔액 급증을 지적하며 투자 신중을 당부했습니다. 특정 대형주로의 쏠림이 심화되고 있어 조정 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할 매수와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주 미중 정상회담과 빅테크 실적 발표에 주목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AI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과 금리 정책 방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입니다.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지금, 냉철한 판단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성공적인 투자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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